[飲酒] 사케 : 이마니시슈조(今西酒造) 방문 - 혼텐 & 미와덴쇼구라(本店&三輪伝承蔵)
'26년 봄에 다녀온 이마니시슈조(今西酒造)의 기록이다.
이번 나라현 관련 일정은 니혼슈를 비롯해 여러 부분에서 큰 배움을 얻고 있는 분과의 동행이라 각별하고 감사한 방문이었다.
이마니시슈조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양조장이 위치한 지역인 미와(三輪)와 이곳에 위치한 오오미와진자(大神神社)에 대한 간략한 이해가 있으면 양조장과 이곳의 메이가라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나라현 미와(奈良県 三輪)는 니혼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라 볼 수 있다. 국가다운 국가로서의 일본 역사가 나라현에서 태동했듯, 니혼슈의 역사와 신앙의 원점 역시 나라, 그중에서도 미와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와라는 지명부터 술, 신과 깊이 이어져 있다. 고대에는 신주(神酒)를 '미키(ミキ)'가 아닌 '미와(ミワ)'로 읽었고, 신(神) 또한 '미와'로 읽었다고 한다. 오오미와진자(大神神社)가 '오오카미'가 아닌 '오오미와'로 읽히는 것도 관련 있는 부분이다. '미와'라는 이름 아래 술과 신과 땅의 이름이 하나로 통하는 것이다.
미와에 자리한 오오미와진자는 일본 최고(最古)의 신사 중 하나로, 신사에서 보통 중심 건물 역할을 하는 혼덴(本殿)을 갖지 않고 미와야마(三輪山) 자체를 고신타이(御神体=신토에 있어 신불이 머무는 것으로 여겨지는 물체 또는 장소)로 모시고 있다. '술의 근원' 또는 '거르지 않은 술'을 '미무로(実醪)'라 하는데, 미와야마는 예부터 '미무로야마(三諸山)'로 불려왔다고 하니 술의 신으로서의 신앙에서 비롯된 호칭인 셈이다. 이마니시슈조(今西酒造)의 대표 메이가라인 미무로스기(三諸杉)는 이 산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니 근본으로서의 그들의 자부심은 대단한 것이라 유추해 볼 수 있다.
오오미와진자에 얽힌 설화가 일본서기에 있다. 스진텐노(崇神天皇, 3세기 후반~4세기 전반 추정) 시대에 역병이 나라를 뒤덮었을 때, 오오모노누시노오오카미(大物主大神)가 텐노의 꿈에 나타나 자신의 후손인 오오타타네코(大田田根子)를 제주(祭主)로 삼고 술을 봉납하라는 신탁을 내렸다. 이에 토지(杜氏)인 타카하시이쿠히노미코토(高橋活日命)가 하룻밤 만에 술을 빚어 신에게 바치자 역병이 물러가고 나라가 다시 부유해졌다는 설화다. 전설 속 이야기지만 미와의 술이 나라를 구한 셈이다. 이후 이쿠히노미코토는 토지의 신으로서 오오미와진자의 부속 신사인 이쿠히진자(活日神社)에 모셔졌다. 그야말로 미와는 술과 신의 영(靈)이 곳곳에 깃든 곳이다.
바로 그런 미와의 땅에서 유일하게 술을 빚고 있는 양조장이 이마니시슈조(今西酒造)다.
이마니시슈조 카부시키가이샤(今西酒造株式会社)
- 주소 : 奈良県 桜井市 三輪 510(나라현 사쿠라이시 미와 510)
- 주요 메이가라 : 三諸杉(미무로스기), みむろ杉(미무로스기)
- 창업 연도 : 1660년(만지(万治) 3년)
1660년 창업 이래 360여 년간 술의 신이 깃든 미와에서 양조를 이어온 곳이다. 양조장의 콘셉트는 '미와를 마신다(三輪を飲む)'이다. 미와야마의 복류수를 시코미미즈(仕込み水)로 사용하고, 원료미도 같은 수맥 위에서 계약 농가와 함께 재배하고 있다. '깨끗하고 바른 주조(清く、正しい、酒造り)'를 양조 철학으로 내세우며, 14대 쿠라모토(蔵元) 이마니시 마사유키(今西将之)씨가 가업을 이은 뒤 각종 콩쿠르에서 다수 수상하며 주목받고 있는 양조장이다.
이마니시슈조는 2025년 4월, 오오미와진자 산도(参道=참배하기 위하여 마련된 길)에 새로운 양조장 '미와덴쇼구라(三輪伝承蔵)'를 열었다. 미와의 역사, 문화, 풍토, 기술을 전승하며 마을(지역)까지 빚겠다는(町を醸す) 취지로 세운 곳이다. 미와덴쇼구라에서 빚는 술은 전량 보다이모토(菩提酛) 방식, 전량 요시노스기(吉野杉) 키오케(木桶) 시코미, 전량 나라현산 쌀 사용이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양조하며, 건물 자체도 전통 공법으로 지어졌다. 미와덴쇼구라의 한편에 마련된 코너에서 이곳에서 빚은 술을 시음할 수 있어, 오오미와진자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미무로스기와 이마니시슈조를 알리고 나아가 미와와 나라현까지 알리는 의미심장한 장소라 볼 수 있다.
최근 포스팅의 코쿠류슈조(黒龍酒造) 에시코토(ESHIKOTO)도 그러했지만, 양조장이 술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그 고장의 문화를 발산하는 거점을 만드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방향성이나 규모는 다르지만, 술과 그 술이 뿌리내린 땅에 대한 애정이 구체적인 공간으로 구현된다는 점에서 통하는 바가 있으며 이런 부분을 관(官), 기업, 마을이 하나 되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마니시슈조의 혼텐(本店)을 먼저 잠시 들렀다가 미와덴쇼구라로 향하며 담았던 사진들 위주로 기록해 본다.
이마니시슈조 - 혼텐(本店)

이마니시슈조의 혼텐의 모습. 스기타마(杉玉)가 걸려있고 코모다루(菰樽)가 놓여 있다. 평소 봐오던 전통적 외관을 가진 양조장들의 모양새다.

혼텐에 입장하여 좌측을 본 모습. 오래전에 쓰던 병들과 선물용 사케 위주로 진열되어 있다.

빛이 반사된 사진이지만 주로 한자로 된 미무로스기(三諸杉) 사케들이 많았다.

여느 양조장들과 비슷하게 사케카스를 활용한 먹거리들도 판매하고 있다. 입욕제와 핸드크림도 있었고 나라츠케(奈良漬)의 본고장 답게 나라츠케도 있었다. 소면으로 유명한 미와다 보니 근처 제면 회사에서 만든 미와 소면도 판매 중이었다.

맞은편에는 티셔츠, 보냉백을 비롯한 기념품들 위주로 진열되어 있었다.

이쪽의 냉장고에는 잇쇼빙(一升瓶) 위주로 구매할 수 있었다.

한편에 걸려있는 천에는 대표 메이가라와 함께 '酒の神が鎮まる地奈良三輪'가 쓰여있다. '술의 신이 깃든 땅 나라 미와'라는 글귀를 통해 이마니시슈조 자신과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이마니시슈조 - 미와덴쇼구라(三輪伝承蔵)


미와덴쇼구라는 오오미와진자로 향하는 산도의 좌측에 위치해 있다. 군더더기 없이 모던함과 전통적인 느낌을 살린 미와덴쇼구라는 근처에만 가도 삼나무의 향이 뿜어져 나오며, 마치 후각으로는 요시노스기(吉野杉)의 숲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었다.

개장한 지 1년 남짓이라 더욱 깔끔하고 정갈한 모습이 일품이었다.

스기타마를 정문에 꽤 낮은 위치에 달아 두었는데 그 존재감을 느낄 수 있게 일부러 그랬을까 생각이 들었다.


(사진 출처 : 이마니시슈조 홈페이지)
방문객이 많아 전체적인 모습은 찍지 못했지만 미와덴쇼구라의 안쪽에서 바깥쪽을 바라본 전체적인 모습은 위 사진과 같다. 일반 방문객들은 첫 번째 사진의 공간에서 다양한 기념품을 구경하고 시음을 할 수 있다.
비양조 시기에는 큼지막한 목통들이 늘어선 공간도 일부 공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은 코모다루 모양의 기념 사케도 볼 수 있으며,

혼텐에서 보았던 것보다 다양한 티셔츠와 앞치마,

미무로스기 전용 슈완(酒碗)을 비롯해 코스터, 사케카스 활용 식품 등을 구경할 수 있었다.



통일성 있게 미무로스기의 로고가 붙여진 냉장고에서는 미와덴쇼구라의 술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와덴쇼구라의 큰 볼거리 중 하나는 파티션 안쪽의 목통들이었다. 요시노스기로 둘러싸인 공간 안의 요시노스기 목통이라는 점이 미무로스기이기에 할 수 있는 느낌을 받았다.


외부에서 보아도 멋있는 미와덴쇼구라의 천장은 내부에서도 멋과 실용이 느껴진다.
이곳의 건축에는 나라현의 전통 건축 기법을 집약했다고 한다.
외벽은 두꺼운 판재를 끼워 넣어 조립하는 이타쿠라즈쿠리(板倉造り) 공법을 통해 내구성과 내진성을 높였고, 내부는 아제쿠라즈쿠리(校倉造り) 방식을 통해 목재가 습도를 자연스럽게 조절해주는 구조다. 높고 길게 나온 처마를 유지하기 위해서 오오기다루키(扇垂木) 공법과 하네기(桔木) 공법을 조합하였다. 이런 내용들은 이마니시슈조의 홈페이지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운전 관계로 시음은 동행이 하는 것으로 대리 만족하였다.

시음 코너가 스탠딩 바다 보니 가방을 두기가 애매한데 위처럼 판자를 깔아줘 가방을 놓을 수 있게 해주는 디테일도 돋보였다. 심지어 판자도 요시노스기로 보였다. 다른 곳에서는 비싸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말이 무색하리만큼 곳곳에 사용하고 있었다.
미와덴쇼구라의 건너편에는 이마니시슈조의 판매숍이 또 하나 있다. 이마니시슈조 산도텐(今西酒造 参道店)이다.


주말이었던 날답게 사람이 많아 내부는 따로 찍지 않았지만 혼텐과 비슷한 수준의 구성이었다. 마치 미와덴쇼구라는 그곳만의 고유한 느낌이고 이곳은 혼텐의 분점 느낌이다.

미와덴쇼구라와 산도텐이 오오미와진자 산도 좌우를 점유하는 모습은 미무로스기 로고 속 요시노스기를 떠받치는 토끼처럼 신사와 미와, 미와야마를 받들어 모시는 느낌이었다.
- 이마니시슈조의 홈페이지

- 글 속의 주요 장소
